단춤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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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8. 19 ~ 2022. 9. 04
(8.24, 8.31 휴무)
13 : 00 ~ 19 : 00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61. 3층
무료 전시.
반려동물 입장 가능.
* 동반시 에티켓을 지켜주셔서 모두가 즐거운 관람이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유료 노상 주차장. 전시장 내 취식 불가.
전시장 방문시 마스크 착용 필수.
<돌멩이를 품은 사람의 그림과 글>
나는 돌멩이를 마음에 품고 산다고 했다.
언제 부터인지 모르겠는데 그것을 자각한 건 아마 5년 전 인것 같다.
나는 그 돌멩이를 찾았을 때, 다시 태어났다고 말했다. 정확히는 친구와 내가 함께 말했다 나는 그때부터 다시 살고 있다고.
어떻게 발견하지 못 했을까, 많은 서류 더미에 깔려있던 것 처럼 숨어있던 걸까 아니면 모르는 척 했던 걸까.
나의 회화의 기반은 전반적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은 살기 위한 마땅한 이유를 대기 위해 그림을 그렸고 점차 살아있음을 증거로 남기기 위해 글을 썼고 내가 계속 살아있었으면 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작업한다.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하던 고민은 이제 계속 살아가기 위한 방향으로의 고민이다.
난 이것을 돌멩이라고 표현한다.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을 슬픔의 상처를 주머니 속의 돌멩이라고 표현한 사람처럼 나도 마음 속에 돌멩이를 품고 산다. 이것은 계속해서 남아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
이 돌멩이는 단단하지만 가벼워 돌아다닐 수 있고 날아다니기도 하고 멈춰 있기도 하다.
포롱님은 내 그림이 그런 돌멩이 같다고 하셨다.
삶에 대한 마땅한 해답으로 나무를 그리기 시작했고 왜 나무를 그리냐는 날이 선 비판에 반박하지 않았다.
나무를 그렸던 이유는 단순했다. 나는 사람 다음으로 나무를 잘 못 그리기 때문에 0에서 부터 시작하여 계속되는 반복으로 무언가를 점차 쌓아가고 싶었다.
그렇게 1년 동안 나무를 그렸고 나무에서 정원으로 고양이로 가족으로 시선은 확장되기 시작했다. 그 속에 나의 돌멩이가 숨어 들어간다.
글로든 표정으로든 종이 위에 어떤 위치로 들어가는지에 따라 돌멩이는 다양하게 숨어 들어간다.
나의 그림과 글은 기록이자 돌멩이를 어루만지는 행위이기도 해서 각자의 돌멩이의 모습에 따라 그림과 글이 어떻게 읽힐지 기대되기도 한다.
내 속의 돌멩이를 얹고 눈과 마음에 감기는 이야기들을 계속 지속 할 것이다.
그렇게 자신과의 대화를 이어 나갈 것이다.
- 글. 단춤
♣CLOVERVIEW
.interviewer - BRAVE SUNSHINE
.interviewee - 단춤 작가
1.’단춤’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튀는 구석이 특별히 느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쉬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작가명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 작업을 시작하며 작가명을 순우리말로 정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순우리말이 참 아름답다 느꼈기 때문인데요, 사전을 뒤적이며 찾아보다 ‘단춤’ 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단춤은 기분 좋게 추는 춤이라는 뜻으로 의미와 어감이 소박하여 마음에 들었어요. 어색하여 입안에서 돌던 이름이 어느 순간 잔잔히 붙는 모습을 보며 짓길 잘했다 라고 생각했답니다.
2.’작가’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작가의 삶’이라는 것은 무엇으로 구분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작가님에게 ‘작업, 즉 작품을 제작’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 작가로 살아야겠다는 결심보다는 나는 이대로 살 것이라는 확신이 다가왔습니다. 내 속 안의 응어리가 있는 사람인 걸 느끼고 그림이나 글로 풀어내야 한다는 것을 겪었을 때 자연스럽게 이런 이야기들을 지속하겠다고 느꼈습니다.
작가의 삶이라는 것은 무엇으로 구분되는지에 대한 생각의 질문을 오래 고심해 보았어요. 글을 여러 번 고치다 제가 좋아하는 아녜스 바르다 작가의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상상력을 위한 것 이죠. 우리는 서로에게 상상할 권리를 주고 다른 사람에게 그들의 영역에서 우리가 상상해도 되는지 묻죠. … 저희 생각과 장난을 공유하면서 다들 즐거워해 주시면 좋겠어요.”
나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되어 상대방에게 닿고 그것이 또 돌아오며 순환을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감동 받고 그 일련의 사건들이 마음에 다녀가서 또 다른 것을 피워내고, 그것이 작가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제작할 때는 매번 익숙해지지 않는 기분입니다. 아주 쉽게 구겨 버리기도 하고 그 어느 것 보다 소중해 아기를 다루듯 세심해지기도 하니까요. 저에게 있어 작품은 최종까지 다다를 수 없는 시도하기의 일환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액자에 그림을 넣는 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어요.
첫 개인전이라는 마음과 외부 관람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겨 처음으로 작품을 액자를 넣었습니다. 아주 정갈한 옷을 입혀 전시날을 기다리는 기분이에요. 저에게 작품을 제작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끊임없는 의문과 사랑 그리고 나와 작품 사이를 믿어보려는 용기입니다.
3.작가님의 작품은 다양한 물성을 품고 있잖아요. 각기 다른 재료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다른 것일까요? 혹은 모두를 관통하는 주요한 이야기가 있는 걸까요?
- 모양새도 다르고 재료도 다르지만 하나의 메세지를 토대로 단단히 맺혀져 있다 생각합니다. 한 사람에 대한 기록의 이야기를 글, 그림, 인형 등으로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이해시켜 드리고 싶었어요. 작품들을 따로 관찰하면 개별의 작품만 보이지만 다 같이 바라보게 된다면 이어지는 얇은 관계성들이 관통하고 있다 느껴집니다.
아직 스스로 관계성을 무어라 정의하지는 못 하지만 서서히 알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4.작가님께서 창조해낸 캐릭터들 중 가장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존재가 있으신가요? 혹은 닮고 싶은 존재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 시기마다 이입하는 캐릭터가 다른 편인데, 요즘은 얼핏 보면 나무와도 비슷하게 생긴 여행자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입니다. 어디론가 떠나서 사색하길 좋아하고 멀리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참 잘하는 친구예요. 차분하게 스스로를 잘 돌보려는 노력을 하는 모습이 닮았다 생각이 들면서도 떠나는 것에 지체 없는 모습을 닮고 싶어요. 과거에 미련이 많아 안정에서 멀어지는 것을 어려워하는 저 이기에 더욱 애정이 가는 캐릭터 입니다.
5.작가님의 작품에서는 ‘그림’만큼이나 ‘글’의 존재감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글’을 위한 영감을 얻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시는지요?
- 글을 잘 쓰고 잘 이해하고 싶어서 책을 많이 읽던 때가 있었습니다. 농축된 표현들을 읽으며 글의 아름다움을 느꼈고 담백한 문체로 진한 울림을 줄 수 있는 만화들을 보며 그러한 작품을 하고 싶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글을 쓴 다는 것은 일종의 대화 형식이라고도 느껴져서 편안하게 제 마음을 드러내려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제 속에 숨겨진 마음을 계속 꺼내어 보며 다듬기를 반복합니다.
6.작가님께 ‘용기’란 무엇인가요?
- 저에게 있어 용기 란, 과거에 있는 안락한 마음을 걷어내어 새로운 여행길에 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편안한 고요를 깨고 새로운 반향이 일어나는 순간,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느껴져요. 무섭게만 느껴지던 떠남의 순간이 이제는 즐거운 시도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저는 용기를 한번 더 즐겁게 느끼고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저에게 용기를 주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