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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로리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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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07 ~ 2022. 9. 21 
(9.10, 9.14 휴무)

13 : 00 ~ 19 : 00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61.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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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전시.
반려동물 입장 가능.

* 동반시 에티켓을 지켜주셔서 모두가 즐거운 관람이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유료 노상 주차장. 전시장 내 취식 불가.
전시장 방문시 마스크 착용 필수.

결국 귀여움이 세상을 구원할거야

 

연혜원

<퀴어돌로지> 기획자 및 공저자

 

완벽한 소녀와 사랑에 빠져 하루에 수십번씩 같은 노래를 듣고, 같은 몇날몇일 같은 영상을 보고, 아무리 노래를 따라부르고 춤을 따라춰보아도 사랑은 그 자체로 결핍이라서 무언가 자꾸 부족하기만 하고, 내가 그 아이가 되어도 부족할 것 같아서 가끔은 그 아이를 죽이고도 싶을 때, 우리는 바느질을 하기로 했다.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고 미싱기를 돌려서 그 아이를 아주 귀여운 인형으로 만들어 나눠 가지기로 했다.

 

남자애들에게는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저지를 수 있는 못된 짓들의 목록이 지구를 한바퀴 돌 수 있을 만큼 허락되지만, 여자아이들은 사랑에 빠졌다는 것만으로도 손가락질 당하고, 벌을 받기 일수인 세상에서 어떤 여자아이들은 바느질을 한다. 사랑을 기우고, 또 기워서 아주 귀여운 인형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아이돌은 저마다 자신을 본 딴 인형들로 다시 태어난다. 해로운 것들은 모두 지워지고 무해한 기표만 남은 인형이 된다. 아주 보드랍게.

 

지금까지 발견된 인형 중에 가장 오래된 인형은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유품이라고 한다. 인형은 오랫동안 정교한 사람의 모사물로서 정교함을 미덕으로 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때부터 포스트-휴먼을 꿈꿨나보다. 인간을 대신해 화를 막기 위한 인형을 만들고, 풍작을 기원하기 위한 제사를 드리기 위해 조상을 닮은 인형으로 만들고, 옷을 팔기 위해 사람 모델을 대신할 인형을 만들고, 자기 집을 본딴 인형의 집을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동시에 인형은 오랜 시간동안 아이들의 것이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인형이 발견된 곳은 주로 아이들의 무덤이었다. 19세기 이전까지 인형은 주로 성인의 모습이었다. 19세기 초 영국에서 만든 아기인형은 정말 획기적인 것으로 여왕도 사랑에 빠져버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인형이라는 것은 참 재미가 있지. 어떤 인형은 종교가 되고, 어떤 인형은 장난감이 된다. 때로는 둘 다이기도 한다. 종교가 장난감이 되고, 장난감이 종교가 되는 만큼.

 

어린 시절, 엄마는 부업으로 인형에 눈을 붙이는 일을 했다. 부엌 구석에 작은 인형들을 쌓아두고 일이 끝나고 돌아오면 다시 인형을 꺼내 눈을 붙였다. 나는 그렇게 받은 용돈으로 마시마로 인형을 샀다. 마시마로 인형에서는 향수 냄새가 났다. 나는 그 작은 마시마로 인형을 어디든 가지고 다녔다. 학교 교실에도 학원에도 버스에도 늘 마시마로 인형을 가지고 다녔다. 귀여운 인형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절대 나를 해치지 않을 것만 같은 표정과 현실에서는 전혀 기능적이지 않아 보이는 비율의 몸통, 실과 바늘로 정교하게 기워져 있어도 이상하게 묘하게 어설퍼 보이는 구석,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느껴지는 호의, 꼭 안아주고 싶은 부드러움, 그렇게 그 아이에게만 털어놓게 되는 나의 비밀…!

 

오랫동안 인형은 여자아이들의 것이었지만, 여자아이들은 인형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형’으로 비유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인형을 수동성과 취약성, 모사품에만 빗대는 것은 인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야 말로 여자아이들에게서 인형을 빼앗아가는 사람들이다. 당신은 모르지, 매일 밤 인형에게 털어놓는 여자아이들의 비밀을. 그 비밀들이 쌓여 당신의 세계를 박살 내고 있다는 사실을.*

 

완벽한 소녀들이 15주년을 맞이하는 동안 또다른 완벽한 소녀들이 새로 무대에 선다. 그들이 완벽해지는 것은 그들을 사랑하는 소녀들이 무대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여자아이들은 모두 저마다 다르게 완벽하다. 

 

누군가가 사랑한다는 이유로 사람을 때리고, 죽이고, 성범죄를 저지를 때, 어떤 여자아이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인형을 만든다. 작고 사랑스럽고 그리운 인형을 만든다. 여자아이들이 귀엽다는 이유로 셀 수 없이 취약해짐에도 여자아이들은 그보다 더 귀여운 인형을 만든다. 할 수 있는 한 가장 귀엽게 인형을 만든다. 해치지 않고 사랑하는 법을 연습한다. 

 

하지만 조심해. 그 손에 들려있는 바늘을. 

 

 

  • 주석

 

*미국 여성 체조선수들에게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미 국가대표 체조팀 전주치의 래리 나사르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카일 스티븐스의 말 “어린 여자아이들은 영원히 어리지 않다. 강력한 여성으로 변해 당신의 세계를 박살 내려 돌아온다.”에서 빌려왔다.

♣CLOVERVIEW

.interviewer - BRAVE SUNSHINE

.interviewee - 띠로리 작가

 

<궁금해>

1.본명은? 백지원

2.어린 시절 장래 희망은? 화가, 소설가

3.mbti는? INFP

4.이상형은? 아주 오랫동안 카세 료였지만 요즘엔 모르겠어

5.여행 가보고 싶은 나라는? 아이슬란드

6.학창시절 머리스타일은? 중학교 땐 초코송이 머리, 고등학교 땐 긴 생머리

7.운명을 믿어? 신이 내린 운명은 정해져 있지만, 인간은 운명이 아닌 것도 운명으로 착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

8.가장 기억나는 선물은? 오빠가 군인 월급으로 사 준 아이팟 나노.

9.좌우명은? 여기서 한 번 더 멀리 갈 수 있다

10.징크스가 있다면?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사람의 입술을 보면서, 이 다음에 이 단어가 나오면 싫겠다~라고 상상해봐. 그럴 때마다 항상 틀리는 게 신기해. 이건 징크스가 아닌가?

 

<좋아해>

11.가장 좋아하는 만화는? 최근엔 <가라오케 가자>를 재미있게 읽었어. 가장 좋아하는 만화는 서문다미 작가의 <그들도 사랑을 한다> 야.

12.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는? 영국 드라마 <미란다> 와 <아이티 크라우드>를 가장 좋아해.

13.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스무 살 때부터는 <서브 마린>. 중학교 때는 <빌리 엘리어트>를 가장 좋아했어.

14.가장 좋아하는 음식은?우동.

15.가장 좋아하는 색은?어릴 땐 연보라 색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진한 주황색이나 짙은 초록색이 좋은 것 같아..

16.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는?통영. 

17.가장 좋아하는 날씨는?가을 날씨.

18.가장 좋아하는 이모티콘은?👻

19.가장 좋아하는 내 작품은? 부숭부숭 나무.

20.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친구들

 

<싫어해>

21.가장 싫어하는 음식은? 정체 불명의 양념에 절인 이름 모를 나물 반찬

22.가장 싫어하는 행동은? 말을 빙빙 돌려서 눈치 주는 것

23.가장 싫어하는 영화는? 애국심을 자극하는 영화

24.가장 싫어하는 감정은? 불안

25.가장 싫어하는 과목은? 물리

26.가장 싫어하는 잔소리는? 그러게 너 그럴 줄 알았다. 그럼 말 해주지 그랬어 라는 생각이 들어~

27.가장 싫어하는 교통수단은? 지하철. 뭔가 답답해.

28.가장 싫어하는 장소는? 걷고 싶은 거리

29.가장 싫어하는 계절은? 여름. 특히 6월

30.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무례한 사람

 

<팬이야>

31.가장 좋아한 아이돌 그룹은? 엑소

32.그 중 최애가 따로 있다면? 디오

33.좋아하게 된 계기는? 날이선 눈빛과 베일듯한 긴장감~ 하고 통통 튀면서 춤추는 게 신선했어

34.팬레터를 써본적은? 있어!

35.가장 좋아한 아이돌과 관련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고등학교 때 멀티미디어실에서 음악 방송을 인코딩 해서 PMP에 담아서 자기 전에 기숙사 침대에 누워 몇번이고 봤던 기억이 나

36.요즘 가장 자주 듣는 노래는? 요즘엔 악틱 몽키즈의 Arabella.

37.처음으로 산 음악 청취 기계는? 중학생 때 처음으로 YEPP의 하얀 색 mp3를 샀어. 

38.아이돌 외에 가장 좋아해본 것은? 만화를 열심히 본 것 같아.

39.가장 기억에 남는 팬은? 아직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에스팩토리라는 공간에서 전시를 했는데 그걸 보러 와 주신 분이 장문의 감상평을 디엠으로 보내 주신 거야.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어

40.나는 나의 팬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그런 것 같아. 

 

<VS>

41.과정 vs 결과 결과.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42.사탕 vs 초콜릿 초콜릿! 사탕은 물릴 때 깨 먹어야 하는데 그게 귀찮아..

43.백팩 vs 크로스백 백팩. 귀여우니까.

44.이어폰 vs 헤드셋 헤드셋. 귀가 덜 아프니까.

45.강아지 vs 고양이 고양이. 난 태어났을 때부터 캣 퍼슨이야.

46.애인 vs 친구 정말 어렵다.. 난 애인도 친구처럼 생각하고 친구도 어쩔땐 애인같다고 생각해.

47.계획 vs 즉흥 즉흥. 좀 더 아드레날린이 샘솟아.

48.문자 vs 전화 문자. 전화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돼

49.도시 vs 자연 자연 . 쏟아지는 숲 냄새를 맡을 때 행복한 것 같아

50. 버스 vs 지하철 버스가 훨씬 좋아. 창 밖을 볼 수 있으니까.

 

<TMI>

51.기상 시간은? 10시에 일어나고 싶지만..

52.취침 시간은? 새벽 2시?

53.다룰 줄 아는 악기는? 피아노 조금. 버터 플라이 왈츠 한 곡만 칠 줄 알아.

54.가방 속에 꼭 넣고 다니는 것은? 드로잉 북.

55.최근에 산 것 중 추천템은? 에어팟.. 획기적이야.

56.자주 보는 유튜브 채널은? Haraxx 

57. 다시 태어난다면 되고 싶은 것은?  들풀

58.술버릇이 있다면? 우동이 먹고 싶어져

59.요즘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미용실 언니들이 신는 통굽 슬리퍼

60.버킷리스트는? 몽골 초원에 가서 아무것도 없는 지평선을 보고 싶어

61.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때는? 난 지금이 제일 좋은 것 같아.

62.해본 아르바이트 종류는? 마술 극장 오퍼레이터.

63.반려동물이 있다면 이름은? 우리 집 고양이 이름은 세돌이야. 

64.가장 처음 사본 핸드폰 기종은? 모토 로라 미니모토 MS400. 

65.좋아하는 브랜드는? 히스테릭 글래머

66.가장 자주 사용하는 어플은? 투두 메이트

67.일기를 쓰는지? 가끔

68.러브장을 써본 적 있는지? 놀랍게도 없어!

69.지금 사진첩 사진의 개수는? 엄청 많아서 아이클라우드를 결제했어

70.사주를 믿어? 사주는 과학이야.

 

<나는나>

71.나를 동물로 표현한다면? 나무 늘보

72.나를 음식으로 표현한다면? 한 입거리 음식류. 알감자나 타코야키 같은 것..

73.나를 색깔로 표현한다면? 페일 옐로우

74.나를 유명인으로 표현한다면? 한국의 띠로리..

75.나를 노래로 표현한다면? 자우림-애인 발견!!

76.나를 계절로 표현한다면? 울렁한 가을

77.나를 숫자로 표현한다면? 11? 좋은 느낌의 숫자같아.

78.나를 꽃으로 표현한다면? 개망초. 개망초의 이름을 모를 때부터 좋아했어.

79.나를 만화 장르로 표현한다면? <아즈망가 대왕>

80.나를 캐릭터로 표현한다면? <다다다> 귤 선생님

 

<취미는>

81.취미가 있다면? 집에서 고양이랑 영국 시트콤 보기

82.여가 시간엔 뭐해? 수영해

83.남들보다 잘 하는 것이 있다면? 언어유희

84.잘 질리는 편이야? 꾸준하게 가는 편이야? 어떤 건 잘 질리고 어떤 건 질릴때도 되었는데 안 질리는 편

85.혹시 배우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복싱

86.나만의 수집품이 있다면? 8~90년대 빈티지 미국 인형 가구 수집

87.우울할 때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있다면? 수영을 하거나 혼자 노래부르는 거야

88.게임 좋아해? 좋아한다면 어떤 게임? 보드게임 <뱅>을 미친듯이 좋아해

89.사진은 찍는 것이 좋아? 찍히는 것이 좋아? 잘 찍지 못해서 찍히는 게 좋은 것 같아

90.혼자 즐기는 취미가 좋아? 함께 하는 취미가 좋아? 혼자 하는 게 좋아.

 

<띠로리>

91.‘띠로리’라는 작가명을 지은 이유는? 띠로리~하는 소리랑 내가 하는 작업들이 비슷한 감상을 주기 때문이야..

92.작업을 지속하게 하는 힘은? 훌륭한 작업물을 내 손으로 만들었을 때의 카타르시스 !

93.영감을 받는 곳은? 그림책이나 동유럽 애니메이션, 말도 안되는 한국의 간판 마스코트들

94.인형을 만드는 이유는? 어느 정도 문법이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표현할 수 있다는게 편안하고 재미있어. 하이쿠 처럼.. 

95.슬럼프 극복 방법은? 역시 수영!

96.<팬이야>라는 전시명을 지은 이유는? 중학교 때, 자우림의 <팬이야>를 듣고 많은 위로를 받았어. 그 노래는 내 자신이 스스로의 팬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 전시도 아이돌을 좋아하는 소녀들, 나는 너네들의 팬이야! 라는 전시니까.. 결국 사랑을 하는 사람의 사랑의 행방은 그 자신이라는 생각도 들고. 여러 모로 주제를 담고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서 제목으로 선택했어.

97.이번 전시에 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부디 즐겨 주세요.

98.띠로리의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Xoxo

99.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은? 움직이는 인형. 아니면 아주 작은 인형.

100.띠로리에게 용기란? 대단한 것이 아니기에 대단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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