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살던 동네엔 야트막한 뒷산이 있었는데, 그 산을 넘어 학교에 가곤 했습니다. 
학교 가는 길이야 마냥 즐겁지는 않았지만, 적막하고 초록이 가득한 산속을 걷던 순간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런 경험 덕에 산을 배경으로 한 그림을 많이 그리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또 제가 즐겨 그리는 동물들은 이 세상에서 친숙한 존재이면서, 때로는 우리를 본딴 모습이기도 합니다. 가족과 친구, 이웃들의 웃음을 떠올리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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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에는 내가 서 있는 순간이 ‘좋은 때’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그림들을 모았습니다. 삶이 언제나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아픔이 있는 구간에서도 반짝이는 순간을 찾아내고 간직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고 믿습니다. 

작은 그림들이지만 천천히 감상하시면서 여러분의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이 된다면 저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기쁨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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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