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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A LEE SOLO 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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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06 ~ 2022. 7. 17 
(7.13 휴무)

13 : 00 ~ 19 : 00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61.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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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전시.
반려동물 입장 가능.

* 동반시 에티켓을 지켜주셔서 모두가 즐거운 관람이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유료 노상 주차장. 전시장 내 취식 불가.
전시장 방문시 마스크 착용 필수.

정원사의 기쁨       글. 김은주

 

화가와 정원

정원사와 꽃

꽃과 기쁨

그리고 그림과 마음

 

이번 전시는 화가와 정원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름, 정원

여름날 투명한 빛을 받으며 반사되는

그림들을 떠올려본다.

 

화가는 그림을 가꾼다.

정원사의 마음과 다르지 않은 화가의 마음.

그림에 대해 말할 때 ‘가꾼다’라고 말하고 싶다.

 

하얀 화면 위로 동그라미, 굽은 선,

별의 모양을 빚는다.

촉촉한 물감으로 혹은 건조한 붓질로

마치 나만의 작은 정원을 조형하듯

 

이 정원에는 화가들이 감각하는 세상의

모형들이 가득하다.

정원사는 적절할 때에 빛을 드리워주고, 물을 준다.

바람을 막아주기도 하고 혹은 바람을 함께 쐬며

정원 속 생명들과 같은 공기를 맡는다.

 

정원사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소중한 정원을 빚어내는 마음

매일매일 손으로 그림을 쓰다듬는

화가의 마음

♣김은주 작가노트

[빛으로 감각하는 세계 : 화가의 눈이 통로가 되어]

 

우리의 물질세계는 아주 작은 것들을 힌트처럼 곳곳에 흩뿌려 놓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눈에 물빛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바람이 되어 살결에 가닿기도 하며, 봄날의 향기가 되어 코끝 을 간지럽히기도 합니다. 아주 작은 존재들은 우리의 커다란 세상에 가까이 혹은 멀리에 항상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 보지 못합니다. 느끼지 못하고, 감각하지 않아요. 보려 하는 마음이 없으면 볼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어쩌면 마음의 문제인지 모릅니다. 저는 ‘본다’는 일을 진실로 행하고 싶습니다.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또 ‘그림’을 그리는 일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 두 가지 행위를 자주 생각해 봅니다.

 

‘보려는 마음이 없으면 볼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제가 깨달은 진실입니다. 보고자 하면, 다시 말해 눈으로 감각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대상을 쓰다듬고 만지다 보면 새로운 조형세계가 펼쳐집니다. 만일 보고자 하고 그리고자 한다면, 그는 주변이 빛으로 둘러 싸여 있다는 사실 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빛을 통해 대상을 감각할 수 있습니다. 빛은 물리적인 실체 로서의 빛이기도 하며, 인간의 눈 그리고 화가의 눈으로 대상을 감각할 수 있는 장치로서의 빛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빛으로 감각할 수 있는 세계의 조형들을 그립니다. 빛을 통해 미시적인 존재들을 관찰하며, 그리기의 행위를 통해 또 다른 시공을 감각해 보고자 합니다. 이때 화가의 눈은 다른 차원으로의 통로가 됩니다. 그 통로를 따라가며 입자의 풍경과 파동의 흐름을 담아냅니다.

 

아주 작은 것들이 전부가 되고, 비어있는 공간을 통해 우주를 상상하고, 미세한 구멍으로 커다란 그림을 그리는 일. 이 세계와 우리가 만나는 일이 그러하고 제가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이유도 그러합니다. 마음을 다해 바라보고 그림으로써 빛으로 감각하는 세계에 가닿고자 합니다.

♣수연 작가노트

 

나는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사실은 경이로운 사건과 감정들을 그림으로 상기시키고 싶다. 예를 들면, 만남이라는 사건은 늘상 일어나는 일이어서 그 중요성을 잊기 쉽지만 이만큼 아름답다고,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것이라고 말하기 위해 알맞는 도상을 찾는다. 물은 이렇게 차갑고 축축하며, 불안은 폭풍우처럼 몰아쳐서 우리를 고립시킨다고, 마치 사탕을 처음 먹었을 때 받았던 충격처럼 삶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감각들의 생경함과 놀라움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다.   감각은 고정된 모양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때로는 추상으로 때로는 구상으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긴밀히 연결되었다’는 문장은 기하학적 도형인 원들이 만나는 형상으로도 표현되지만, 가로선과 세로선이 교차하며 만나는 그리드의 형상으로, 화창한 날 들판에 피어난 두 송이의 수선화의 모습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 감각은 상황에 따라 다른 모양을 취하며, 묘사를 늘려가느냐, 줄여가느냐의 차이만을 가지는데 나는 감각이 가진 풍부한 면을 모두 비추고 싶기에 그 표현의 범위를 넓게 열어두고자 한다.   감각을 이미지화할 때 대상을 의미할 수 있는 최소한의 형태를 찾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아, 사랑, 시간과 같은 개념은 너무도 커다랗기에, 이를 기록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기하학적 도형과 동화적인 이미지를 선택한다. 복잡한 세계를 단순한 기호들로 압축시켜 표현하는 것은 광활하며 불가해한 이 세계를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크기와 형태로 바꿔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구름이 바다 위에 떠 있고 사과가 비처럼 내리는, 이상한 세계의 모습을 간단히 그리는 것도 가능해진다. 세계가 고정되고 불변하는 절대적인 법칙으로 구성된 곳이라고 여길 때 우리는 경직되고 비관적으로 되기 쉽기에 나는 그림으로 그러한 법칙들로부터 자유로운 다른 세계를 상상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유연한 태도를 지켜가고 싶다.   단순한 도상에 비해 채색하는 방식은 정교하다. 연한 아크릴 물감을 쌓아 올려 채색을 하며 도안을 여러 차례 어루만지는 과정은 나에게 의미 있었던 사건을 여러 번 되새겨보게 만든다. 이러한 채색방식은 그림 속 사물과 배경 사이에 어스름한 경계선을 만들어주고, 이러한 경계선은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주변에 빛이 감도는 듯한 인상을 전달한다. 우리가 신비로운 현상을 떠올릴 때 그곳에선 빛이 등장하곤 한다. 나에게 있어 중요한 삶의 사건들은 따뜻한 빛을 머금은 풍경으로 상상이 되기에 섬세한 방식으로 그러한 장면을 담아내고 있다.   삶이 나에게 주는 감각을 여과 없이 기록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과 일상의 나날들을 소중히 하면서 담담히 그림을 그려나가고 싶다. 무엇보다 많은 것들을 향해 감사한 마음으로 이곳에서 느낀 감정과 감각들을, 삶에서 얻은 깨달음들을 그림으로 충실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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